이름  비밀번호  이메일  제목  첨부화일  내용  "학원 끊어라" 말에 충격… 자신의 학습법 찾아 인터넷강의 듣고 친구들과 스터디그룹 만들어 정시행기자 polygon@chosun.com 입력 : 2005.11.20 20:27 46' 서울 동덕여중 1학년 문다현(13)양은 지난 2학기 중간고사 성적표를 받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1학기 때 70점대였던 평균이 90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전교 등수도 100등 권에서 90등으로 ‘자릿수’가 바뀌었다. 특히 자신 없는 과목인 수학이 60점대에서 80점대로 수직상승했다. 힘들다는 ‘중상위권에서 상위권으로의 도약’ 비결은 무엇일까. “예전엔 시험기간이 되면 참고서와 문제집부터 잡고 끙끙댔는데, 이번엔 교과서부터 정독했어요. 선생님은 교과서를 보고 문제를 내니까 교과서 중심으로 하는 게 맞죠.” 그는 “교과서부터 봐야 개념이 확실히 잡힌다”며 “영어의 경우엔 아예 시험범위의 본문을 통째로 외우는 것만으로도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학기가 되면서 노는 시간을 확 줄였다. 1주일에 세 번 가는 학원 종합반과 인터넷 강의, 친구들과의 그룹 스터디 등으로 놀 시간이 없어진 것. TV시청이나 인터넷 서핑은 멀리했다. 딴 생각이 날 때마다 미래의 목표인 아나운서가 된 모습을 상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공부 스타일은 ‘스스로’ 알아서 ‘적극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중학교 이전엔 학원에 다닌 적이 없다. 전과와 학습지 등으로 공부하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이미 들어있었던 것. 중학교 입학 직전 수학 과목이 불안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학원 정규수업뿐 아니라 일요일 아침에도 강사의 비는 시간을 알아내 개인지도를 무료로 받고, 학원이 제공하는 인터넷 강의로 빈 시간을 채웠다. 또 학교에서는 방과 후에 종종 수학교과실에 가 1시간쯤 담당 교사의 도움으로 문제를 풀었다. 방학 때 학원에 매달리거나 시험 준비를 위해 밤을 새우는 등의 무리한 방법은 피했다. 여름방학 중엔 1학기 때 이해하지 못했던 수학 개념 등을 복습하는 데 치중하면서 독서를 많이 했다고 한다. 시험기간에도 11시 수면·7시 기상 패턴을 지켰다. 또 친구들 서넛과 어울리며 공부하다 보니 좋은 습관도 서로 눈여겨보고 채찍질이 많이 됐단다. 친구들과 놀며 시험 준비도 대충 하던 그가 2학기 들어 공부에 매진하게 된 계기는 부모의 ‘충격요법’이었다. 어머니 강승연(39·서울 방배동)씨는 어느 날 학원비 납부 영수증을 딸에게 보여주며 “공무원인 아빠 월급으로 너에게 이처럼 투자를 하는데 네가 대충 해서는 돈이 아깝다는 판단이 들었다. 학원 다니지 말아라. 그리고 네 인생은 네가 스스로 해나가는 거니까 엄마·아빠는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며칠간 울던 그는 부모에게 “맞아요. 내 인생 내가 책임질게요. 학원은 보내주세요”라며 밝은 모습으로 공부에 몰입했다고 한다. 어머니 강씨는 “엄마부터 마음을 비워야 아이에게도 스트레스가 안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엄마들이 ‘중1 첫 시험이 결정적’이라고 하도 이야기 해 저도 무척 떨었어요. 형편없는 점수를 받아오니까 앓아누울 지경이었죠. 남편과 함께 ‘아이 닦달한다고 되는 것 아니다. 알아서 하게 놔두자’고 대화하며 초연해졌어요.” 강씨는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가면 부모는 말없이 지켜보고 도와주는 게 역할인 것 같다”며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터득하고 작은 성과를 얻고 나니 아이가 모든 면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선생님들이 입을 모은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