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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5-07-19 13:55:44

이름  

  김성률

첨부화일  

  없음

제목  

  # 아이의 미래 위해 어떻게 공부시켜야 하나?
황상민 교수와 학부모, 자녀교육 주제로 토론

아이의 미래 위해 어떻게 공부시켜야 하나?
문제 헤쳐나가는 능력 길러줘야 한다


초등학교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자녀들과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방학기간. 이 시간을 은근히 두려워하는 학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컴퓨터 게임에 빠진 아들녀석을 어떻게 막지?” “공부는 규칙적으로 시켜야 한다는데”“선행학습 학원에 보내야 하나”….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과 만났다.‘대치동식 자녀교육에서 탈피하라’고 주장하는 황 교수는 “아이들이 스스로 경험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고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라”고 주장한다.


인터넷 게임 무조건 막지말고

아이와 공감하도록 노력하라

▲황상민 교수=컴퓨터 게임에 빠진 자녀에 대해 걱정하는 부모를 많이 봤다. 어머니들은 어떠냐?

▲김성희씨(초6·5학년 엄마)=교수님은 인터넷(게임)이 아이들의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터넷 게임의 나쁜 측면도 많다. 서로 뺏고 죽이는 일련의 사건이 너무 쉽게 경험되지 않나.

▲황 교수=뺏고 빼앗기는 것은 인터넷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인간사의 경험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상황에 따라서 이런 행동들이 충분한 이유를 가진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그 세상에서 그 행동이 왜 일어나는지를 모르고 무조건 나쁘다고 한다. 아이가 사이버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이유로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안은혜씨(대4, 초6·4학년 엄마)=아이들이 인터넷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예로 들어달라.

▲황 교수=예를 들어 ‘헝그리(hungry) 정신’이다.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헝그리 정신’을 어디서 배우냐? 인터넷에서 가능하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게임을 시작한다는 것은 빈손으로 인생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 그곳에는 부모의 서포트도 관심도 없다. 혼자 살아가야 한다. 아이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한영애씨(초6·4학년 엄마)=나는 아이와 함께 인터넷 게임을 한다. 아이들의 다른 사고방식을 이해하게 된다. 며칠 전 우리 아이가 인터넷 게임에서 사기를 당했다. 나는 이것이 교육적 의미도 있다고 본다.

▲이은미씨(중2·1학년 엄마)=요즘 아이들은 너무 즉흥적이다. 아이들이 끊임없이 말을 하고 떠드는데 이를 제대로 묶는 것을 못 하는 것 같다.

▲황 교수=그 부분에서 부모의 역할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느끼는 ‘감(感)’을 묶어 정리할 일은 부모, 선생, 사회가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특성을 부모가 잘 알아야 한다.

▲한씨=컴퓨터 때문에 부모·자녀 간 갈등이 많다. 부모가 게임을 못 하도록 마우스를 잘라버리기도 하더라.

▲황 교수=아이들을 무조건 막는 것은 안 된다. 아이와 협상을 해라. ‘네가 A라는 과제를 다 하면 게임을 해도 좋다’는 식으로. 컴퓨터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큰 효과는 없다.

▲이씨=창의적인 아이는 어떻게 키우나.

▲황 교수=창의력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 계발된다. 그냥 남들이 하지 않는 이상한 짓을 한다고 창의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매달리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전혀 다른 방향에서, 전혀 엉뚱한 생각을 하는 사람에 의해 그것이 가능할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평상시 의미없는 일에 매달리거나 ‘가망성 없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가치방식 강요하는 교육은 잘못

의미있는 경험 많이 만들어줘야

▲김씨=대치동식 교육에서 벗어나라고 했는데?

▲황 교수=‘대치동식’이란 엄마가 아이에게 무엇이 맞다 틀리다 판단을 내려 자신의 가치방식을 강요하는 것이다. 사교육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다. 대치동 엄마들은 아이들을 키우는 것을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올인’한다. 우리의 미래가 분명하다면 이 방식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지금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안씨=앞으로 아이가 자랄 미래는 어떤 세상인가.

▲황 교수=미래가 어떤 세상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 다른 세계관이 지배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현재의 아이들의 경험은 새옹지마와 같은 상황이 된다고 본다. 지금 부모가 알고 있는 방식으로 열심히 교육을 시키는 것이 꼭 성공하는 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씨=그러면 어떻게 자녀교육을 시켜야 하나.

▲황 교수=아이들에게 의미있는 경험을 많이 만들어주라.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이와 공감하라. 무엇을 하든지. 이것은 아이와 부모 사이의 기본적인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다.


초등 4년부터 공부 필요성 알고

자기 스스로 학습하도록 유도를

▲안씨=대부분 학부모는 자녀 성적에 관심이 많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많은 것이 결정된다고 한다. 실제로 나도 아이가 4학년이었을 때 아이를 엄하게 교육시켰다.

▲한씨=4학년 때 교과과정이 갑자기 어려워진다. 이때부터 공부를 시켜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황 교수=공부를 열심히 시키는 것보다, 그 시기에 중요한 것은 공부가 의미있고 재미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초등4년~중2년 시기에는 공부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주입시킨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찾아야 한다.

▲김씨=과외해서 만들어진 아이들은 대학 가서도 자기주도적 학습을 못 한다고 하는데.

▲황 교수=자생력 있는 아이가 되기 힘들다. 대학에 와 보면 스스로 공부할 줄 아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 차이가 많이 난다. 정작 아이들의 인생은 대학 4년간에 결정된다.

▲한씨=그전 고교까지 공부도 중요하지 않나.

▲황 교수=공부를 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공부는 자기 수련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가 일방적으로 이끌어가는 공부는 자기수련보다는 억압을 수용하고 노예와 같은 상태가 되게 한다.

▲이씨=아이의 문제해결능력은 어떻게 키워주나.

▲황 교수=아이가 경험하는 것을 엄마가 얼마나 인정해주느냐에서 시작한다. 아이가 어떤 경험과정을 하느냐이다. 우리는 잘 정의된 문제, 답이 있는 것만 생각하는데, 실제 문제는 자기가 만드는 것이고, 자기가 답을 찾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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